세기의 건축물 베드로 성당(제10편, 2013.7.17)
로마 바티칸 시티의 상징인 베드로 성당. 많은 건물들 뒤쪽으로 베드로 성당의 높은 돔은 로마시의 먼 발치에서도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좁은 골목길을 통과해서 베드로 성당의 광장에 다다르면 타원형의 열주 광장 뒤쪽으로 우뚝 서 있는 베드로 성당의 정면을 마주하게 된다. 이 성당은 원래 4세기 콘스탄틴 황제가 십자가에 거꾸로 못박혀 순교한 베드로를 기념하기 위해 바질리카(로마시대 넓은 실내 공회당)식으로 건립한 것이 최초의 모습이다. 16세기에 들어서면서 로마교황청에서는 갈등관계에 있던 신교에 대하여 구교(캐톨릭)의 위상을 공고히 하자는 뜻에 따라 세기적인 프로젝트를 감행하게 된다. 구 베드로성당을 철거하고 그 위치에 건물 높이 46m, 중앙 통로의 길이 186m, 돔 꼭대기까지 높이가 137m, 열주로 둘러싸여진 광장의 길이까지 합치면 전체가 490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성당을 건립하자는 것이었다. 1506년에 시작하여 1626년에 마칠 때까지 120년이란 오랜 세월이 걸리다 보니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시대에 걸친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이 총동원되었다. 가장 이상적인 교회당의 평면이 중앙 집중형 평면이냐 아니면 한쪽 길이가 긴 십자형 평면이냐를 두고 오랜 기간 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설계가 완성되어 공사를 하다가 교황이 바뀌면 허물고 다시 짓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건물 크기도 세기적인데다가 건물을 중간에 허물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니 엄청난 건축비가 소요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다 보니 건축비가 쉽게 동이 날 수 밖에. 교황청은 부족한 건축비를 조달하기 위해 면죄부를 발행하게 된다. 이 베드로 성당 건립을 위한 면죄부 때문에 루터의 종교 개혁이 촉발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대의 최고의 예술가들의 족적이 남아 있는 지금의 베드로 성당은 중앙의 돔 부분은 미켈란젤로, 건물 정면은 바로크 시기의 마데르나의 작품이다. 그리고 넓은 실내공간을 연장한 듯한 타원형의 열주광장은 성당 내부의 중앙 제대를 덮고 있는 닫집과 교황 의자를 디자인한 베르니니의 작품이다. 건물의 엄청난 스케일 앞에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지는 베드로 성당은 역사의 영욕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유럽 역사 그 자체이다. 또한 신교 구교 할 것 없이 가장 손꼽히는 기독교의 성지일 뿐 아니라 건물 내외부에 걸쳐 최고의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살아 있는 미술관으로 전 세계인의 발걸음을 로마로 향하게 하는 세기적인 건축물이다.